06/08/2025
🚇 모두의 지하철 실증조사에 참여해주신 원희님께서 실증조사에 참여하시며 남겨주신 글입니다. 덕분에 당사자의 시선에서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져요.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교통약자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하철이 지금 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지하철, 함께 만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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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 정원희
서울의 지하철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물리적 기반을 점차 갖추어 왔습니다.
엘리베이터, 저상 버스 등 교통약자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이 과거보다 많아졌고, 이는 분명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이동 가능성’과 ‘이동 용이성’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휠체어를 타는 저는, 단지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보행자와 유사한 난이도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합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과정은 종종 ‘어려운 미로 퍼즐’을 푸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엘리베이터를 찾기 위해 인파를 뚫고 헤매야 하며, 환승이 필요한 경우엔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합니다.
그렇게 찾은 엘리베이터는 내가 가고자 하는 출구와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다시 몇 백 미터를 이동해야 하기도 합니다.
이 길은 걷는 이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체력의 추가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네이버 지도에 25분이 뜨면 저에겐 최소 40분, 많게는 1시간이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찾지 못해 한참을 돌고, 환승 경로가 미로처럼 복잡하며,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면 예측은 무너집니다.
예측이 무너지면 계획도, 일상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많은 교통약자들은 대중교통을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주저합니다.
출근질, 퇴근길, 약속길에 ‘망설임’이 깃드는 순간, 우리는 대중교통에서 멀어지고 평범한 일상에서도 멀어집니다.
이는 단지 불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상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문제입니다.
보행자와 마찬가지로 휠체어 사용자, 유아차 이용자, 고령자 등 이동약자도 지도나 복잡한 경로 지식없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접근성 보장입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우주에 가는 것처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보행자들은 지도나 전문적인 정보 없이도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속도로, 지치지 않고 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내표지는 물리적 시설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는 곧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이어집니다.
한 번이라도 더 헤매지 않게,
한 번이라도 더 쉽게 환승할 수 있게,
지하철을 타는 것만으로 지치지 않게.
이 작은 안내표지가 잘 만들어 질 때,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가능해 집니다.
*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는 민관협력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로, 서울특별시가 행정 협의를 총괄하고, 서울교통공사가 현장 적용을 담당하며, 현대로템 주식회사의 기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추진됩니다. 사단법인 무의는 기획과 운영을 총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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