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024
해석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돌봄 종사자들은 그래야만 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의 의사소통을 끊임없이 해석했습니다. 해석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며, 그들의 특성과 요구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지식은 보통 특정 소리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돌봄 이용자의 주요 요구 사항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해석 능력은 돌봄 업무의 기초를 제공하는데, 위의 돌봄 종사자가 말했듯이 휴고는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그와 함께 ‘일하기 좋다’고 말합니다. 또한 자기 결정권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돌봄 종사자들은 개인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평가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비공식적인 토론을 통해 돌봄을 전담하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공유되었습니다. 그러나 돌봄 종사자의 설명은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나열하고 참가자가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돌봄 종사자는 '세바스찬은 다채로운 사람이고, 진짜 남자이며, 공놀이 외에도 수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
- 세바스찬의 돌봄 담당자와의 대화 중
돌봄 종사자들은 연구 참여자의 성격을 사교적이고 ‘소탈’하거나 유머 감각이 좋다는 등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용어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보다 완전한 그림을 구성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일체감을 강조합니다. 위의 돌봄 종사자는 세바스찬을 특히 남성성이 강한 남성을 가리키는 핀란드어 표현인 ‘아이야 äijä(우리말의 ‘상남자’)’로 묘사하면서 그를 특정 문화 범주에 속하며 문화적 지위를 인정받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바스찬과 그의 행동(공놀이에 관한 관심)은 문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심지어 긍정적으로 이야기됩니다.
연구 참여자의 성격에 대한 풍부한 묘사는 이들을 정상화하고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데 활용되었지만, 성격과 장애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리다에게는 강한 자신만의 개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프리다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장애 뒤에 숨어 있는 개성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 프리다의 돌봄 담당자와의 대화 중
프리다를 맡고 있는 담당자의 이 설명처럼, 돌봄 종사자들은 연구 참여자의 성격상의 중요한 특징을 장애와는 별개인 것, 즉 ‘장애 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일관되게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성격과 장애를 구분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돌봄 종사자들은 연구 참여자의 성격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장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휴고는 단순히 ‘뇌병변 장애와 인지 장애로 인해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정말 느긋한 사람’으로 묘사될 수 있었습니다. 연구 참여자의 성격은 ‘배경에 있는(예, 배경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있어요)’ 어떤 것으로 묘사되었고, ‘발견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성격과 장애 사이의 관계를 구성하지만(그리고 그 사람이 장애와 동일한 존재가 아님을), 장애 뒤에 있는 사람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노력, 기술 및 시간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 돌봄 종사자가 말했듯이, 다양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읽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중략)
‘장애 뒤에 성격이 있다’는 생각은 연구 참여자들의 심각한 장애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성격을 가릴 정도로 크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이들이 가진 장애는 최중증‧중복 발달장애 당사자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유일한 개성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돌봄 종사자들이 연구 참여자의 개성을 묘사하고 강조하는 방식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개별적인 인격체로 인정하려는 인식론적, 윤리적 동기를 보여줍니다. 위의 돌봄 제공자는 프리다의 개성을 강조한 후 조심스럽게 ‘제 생각에는’이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주관적인 해석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이 보기에 그것은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옳은 일인 것입니다.
- 아무 일도 없는 삶 p.61-65